언론보도

드론, 코로나19 백신 운송 첨병이 되다…가나서 첫 배송

  • 운영자
  • 날짜 2021.03.15
  • 조회수 1,749
아프리카 가나에서 첫 백신 운송 시작
70km 떨어진 곳 30분만에 백신 투하
저개발국 인구 20%에 백신 공급 일환

집라인의 드론이 백신 상자를 낙하산에 매달아 투하하고 있다. 집라인 제공
집라인의 드론이 백신 상자를 낙하산에 매달아 투하하고 있다. 집라인 제공

 

영상 촬영, 농약 살포, 교통 단속, 해상 감시, 미세먼지 측정, 물품 배송….

 

4차산업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기대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드론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몇년 전 드론으로 가능한 일로 무려 192가지를 꼽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엄청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아 생활 전반에 걸쳐 이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는 드론이 생활 속으로 한 단계 더 진입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드론은 세계 여러나라에서 소독약 살포, 사회적 거리두기 감시, 진단키트 및 응급 치료약 배송 등에서 큰 역할을 했다.

 

올해 들어 백신 접종이 본격화함에 따라 이제 드론이 미래 기술의 주역으로 진가를 발휘할 기회가 왔다.
드론이 교통 인프라와 의료 시설이 열악한 저개발국의 코로나19 백신 보급 작전에 첨병으로 활약하게 된 것.
드론은 도로 및 해상 배송이나 냉장 배송이 어려운 지역에 빠르게 백신을 배포하는 데 요긴한 운송 수단이다.

 

낙하산에 매달려 지상에 배달되는 백신 상자. 집라인 제공
낙하산에 매달려 지상에 배달되는 백신 상자. 집라인 제공

 

코로나19 백신 국제 공동구매·분배 기구인 코백스(COVAX)는 3월2일 아프리카 가나에서 세계 최초로 드론으로 코로나19 백신 배포를 시작했다.
백신 구입이 어려운 세계 저개발국 인구의 20%에게 백신을 공급한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드론은 첫 배송에서 한 시골 보건소에 낙하산으로 250회 용량의 백신을 투하했다.
드론 기지에서 약 70km 떨어진 이 보건소에 백신을 배송하는 데 걸린 시간은 34분이었다.
한 번에 배달되는 용량은 25회 접종분. 드론 덕분에 이날 가나 주민 250명이 5시간 안에 백신 주사를 맞았다.
코백스는 이런 식으로 이날 하루에만 총 36차례에 걸쳐 3400회 용량의 백신을 배송했다고 밝혔다.

 

드론 첫 백신 배송지인 아수오푸아 보건소 간호사가 백신상자를 수거하고 있다. GAVI 제공
드론 첫 백신 배송지인 아수오푸아 보건소 간호사가 백신상자를 수거하고 있다. GAVI 제공

 

아프리카 백신 드론 배송을 맡은 업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드론 배송업체 집라인(Zipline)이다.
집라인은 이미 2016년 르완다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드론으로 의약품, 혈액 등을 배송해온 경험을 갖고 있다.
가나에서는 2년 전 백신 드론 배송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시골 보건소에 100만회 분량 이상의 백신을 전달했다.

 

아수오푸아 보건소 직원이 드론으로 배송된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GAVI 제공
아수오푸아 보건소 직원이 드론으로 배송된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GAV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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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인프라 열악한 지역의 유력한 배송 수단

 

 

코백스는 가나에 1차로 60만회, 총 250만회 접종 분량의 아스트라제네카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인도 혈청연구소에서 생산해 공수돼온 이 백신은 코백스가 국제 배분 계획에 따라 처음으로 공급하는 백신이다.
코백스의 계획에 따라 가나는 드론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전국에 배송하는 최초의 국가가 됐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 냉장시설이 필요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과는 달리 일반 냉장고만으로도 운송, 보관이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나라에선 운송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드론이 유력한 백신 운송 대안이 될 수 있다.

 

집라인은 현재 가나 4개 지역에 드론 발사 기지를 두고 있으며, 이곳에서 전국 각지의 보건소 1000여곳에 의약품을 배송할 수 있다.
하루 총 500회 왕복비행할 수 있는 드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집라인 드론은 수직 이착륙이 아니라, 새총처럼 발사된다.
집라인 드론은 수직 이착륙이 아니라, 새총처럼 발사된다.

 

집라인의 배송 드론은 최대 1.75kg의 물품을 싣고 한 번에 160km를 왕복비행할 수 있다.
운항 속도는 시속 101km이며, 최고 128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짚라인의 드론은 기존의 비행기를 축소해 놓은 모양이다. 동체 길이는 2m, 날개 길이는 3.4m이며, 목적지에 도착하면 낙하산이 달린 물품상자를 떨어뜨린다.
수직 이착륙 방식이 아니라, 비탈진 발사대에서 새총을 쏘듯 발사되는 것이 특징이다. 0.5초 안에 시속 60km로 이륙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뉴스링크
http://www.hani.co.kr/arti/science/future/9866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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