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막오른 무인 미래戰… 韓, 육군 ‘드론전사’ 연간 1000명 키운다 [S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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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짜 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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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전투체계 어디까지 왔나

현실이 된 드론전쟁
자폭 드론 활용한 아제르바이잔戰
지상군 대응한 아르메니아는 패배
대규모 정규전서 처음 실효성 입증

각국 ‘생체모방 로봇’ 개발 치열
美 수동·자동·네트워크형 3가지 개발
러시아 인간형 ‘아바타’로 전투 투입
日 최초 인간 탑승형 ‘쿠라타스’ 제작

한국군 ‘워리어 플랫폼’은
피복·장구·장비 품질·성능 개선 집중
육군 5대 ‘게임체인저’ 중 하나로 꼽혀
2030년이후 일체형 개인전투체계 완성


지난해 9월 27일부터 11월 10일까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벌어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 전쟁은 미래 전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아제르바이잔군은 공격 및 자폭 드론을 활용해 전투를 수행했다.
반면 아르메니아군은 기존 지상군 위주로 아제르바이잔군에 대항했다. 결과는 아제르바이잔군의 압승이었다.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이 3차 산업혁명 기반 재래식 전력과 전투 방식을 압도한 것이다. 그동안 대테러작전 등에서 제한적으로 활용됐던 드론이 대규모 정규전에서 실효성을 입증한 첫 사례로 평가됐다.

 

얼마전에는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미국의 한 로봇 제조업체가 제작한 4족보행 로봇 ‘스팟’이 프랑스 군사훈련에 등장해 화제가 됐다. 프랑스 매체에 따르면 이틀간의 군사훈련 동안 스팟은 군인들과 함께 도시전투, 방어, 교차로 점령 등
다양한 훈련에 투입됐다. 프랑스군은 미래 전쟁터에서 로봇의 유용성을 평가하기 위해 스팟을 테스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이 초연결·초지능·초융합시대를 이끌고 있다. 싸움의 기술 또한 이러한 기술과 융합돼 혁신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늘 그랬던 것처럼 혁신을 주도한 군대는 승리를, 그렇지 못한 군대는 쓰라린 패배를 맛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전 세계가 군사(軍事) 혁신을 이끌 핵심기술로 로봇과 드론, 그리고 ‘슈퍼 솔저’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 군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도 가세했다.


◆생체모방 로봇 분야에서 각국은 치열하게 경쟁 중

 

무인 전차와 장갑차 개발, 군수물자의 무인 호송, 킬러 로봇, 짐을 운반하는 4족 로봇, 초인적 능력을 발휘하는 아이언맨 슈트까지 이제 로봇은 공상과학 영화 속 주인공이 아니다.

 

미국 국방부와 방위산업계 관계자들은 군용으로 개발된 로봇체계를 일반적으로 ‘무인체계’라고 표현한다. 인간이 조종하는 ‘수동형’과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형’, 다른 로봇이 조종하는 ‘네트워크형’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로봇은 병사를 대신해 위험을 무릅쓰고 임무에 투입될 수 있다. 또 적은 인원으로 보다 많은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감정이 작용하는 인간보다 더 효율적이며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것으로도 기대된다.

 

현실로 다가온 로봇 개발에 세계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은 인간형 로봇 등 전체 지상로봇 분야에서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로봇 전쟁에 대비, 세계 최초로 2족 인간형 로봇 ‘펫맨’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인간을 대신해 화재 현장과 방사능 오염지역에서 수색과 구조활동 임무를 수행한다. 실제 전투도 가능하다. 생화학전 전투복 개발을 위한 일종의 ‘테스팅’ 로봇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미 육군은 로봇이 인간과 상호협력하는 동료이자 팀의 필수 구성원으로 스스로 행동하는 미래를 구상 중이다.

미국에 맞서 러시아는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구조작업을 지원하는 인간형 로봇 ‘아바타’를 개발했다. 이 로봇은 모든 구성품이 전투임무를 수행하도록 제작됐다.

 

로봇 개발에 야심을 드러낸 일본은 이미 세계 최초의 인간 탑승형 거대 무장로봇 ‘쿠라타스’를 제작했다. 로봇 팔 2개, 바퀴형 다리 4개, 1분당 BB탄 6000발을 발사하는 6연장 개틀링건 2정을 갖추고 있다.
랩탑, 태블릿, 스마트폰 등과 같은 장치에 연결된 사용자가 직접 또는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이 로봇은 높이 4m, 무게 4t으로 시간당 11.3㎞로 이동할 수 있다.

 

인도는 무인 전투력 강화를 위해 기존 로봇보다 지능이 높고 피아식별이 가능한 무장로봇을 개발 중이다. 향후 10년 이내에 실전배치될 수 있다고 한다. 중국 역시 2011년 무게 55㎏인 4족보행 무인지상차량 ‘프로그’를,
2014년에는 수송·정찰·전투임무 수행과 재난구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MQBMP’를 공개했다.

 

우리 군도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 소형 정찰 로봇, 다목적 무인차량 등 군용 로봇을 개발 중이다. 다양한 지상 로봇에 대한 전투실험도 한창이다.

 

군 관계자는 “로봇이 미래 전장환경과 전쟁 양상을 크게 바꿀 것”이라며 “로봇끼리 벌이는 미래전은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프랑스군이 수행하는 군사훈련에 투입된 4족보행 로봇 ‘스팟’. 프랑스군은 미래 전쟁터에서 사용될 로봇의 유용성을 평가하기 위해 스팟을 테스트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프랑스 생시르육군사관학교

◆현실이 된 ‘드론 전쟁’

 

드론은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고 원격조종 등의 방법으로 비행하는 무인항공기 및 무인비행장치, 공중에서 운용되는 무인무기체계에 대한 총칭이다.

 

2019년 개봉한 영화 ‘엔젤 해즈 폴른’은 드론을 이용한 대통령 암살 시도를 소재로 했다. 드론이 얼마나 무서운 공격용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박쥐 떼처럼 덤벼드는 수백 대의 드론 공격은 지상 병력으로도, 공군력으로도
막기 어렵다.

 

촬영용·레저용으로 널리 알려진 드론은 사실 처음부터 공격용 무기로 개발됐다. 1916년 미 육군은 ‘에어리얼 타깃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군사용 무인기 개발을 시작했다. 무기를 실은 비행체가 원격조종으로 날아가 적을
타격하도록 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1917년 개발된 ‘스페리 에어리얼 토페도’다. 100㎏이 넘는 폭탄을 싣고 날아가 목표물에 떨어지는 1회용 비행체로 최초의 공격용 드론으로 불린다.
‘윙윙거리는 소리’라는 뜻의 ‘드론’이라는 명칭은 1930년 처음 사용됐다. 현대전에 첫 투입된 것은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당시로 알려져 있다.

 

우리 육군은 다양한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아군 희생을 최소화하며 전투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한국형 드론봇전투체계’를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드론봇 운용을 위한 기반환경 구축과 신속한
전력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여기서 ‘드론봇’은 드론과 로봇의 합성어다. 분대급까지 공격·정찰·지원드론을 운용하고, 전차·장갑차·자주포·공격헬기 등 유인전력과 유·무인 혼합 협업팀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미래전을 대비하고 범국가적 4차 산업혁명 기술 발전을 견인하겠다는 취지다.

 

최종 목표는 2030년까지 육군 전 제대에 드론봇을 기반으로 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구축하는 것. 육군이 식별한 드론 소요는 총 36종으로 지난해까지 7종의 전력화를 마쳤다. 남은 29종은 소요제기 또는 전력화가 진행 중이다.

 

드론봇 전문경력을 보유한 장기복무 부사관 및 특기병 제도를 운영해 우수 인재를 영입하고, 드론교육센터 19개소를 신축해 연간 1000여명의 드론 전사를 육성하고 있으며, 드론봇 전술훈련장도 총 6개소 완공을 목표로 올해부터 신축에 들어간다. 산업자원부와 협업해 민·군 겸용 드론봇 시험장 및 훈련장 구축도 추진 중이다.

 

육군본부 장광선 정보작전참모부장은 “공중에서 적을 감시하는 정찰용 드론이 이미 대대급까지 전력화됐고, 주둔지와 해안 경계에도 드론이 투입되고 있다. 5~10년 뒤면 장병들이 공중 드론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까지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론을 활용한 정찰을 실시하고 있는 육군 장병들

◆‘슈퍼 솔저’를 위한 진화는 어디까지

 

미군은 퓨처포스워리어(FFW)란 프로젝트를 통해 병사의 개인 전투력을 높이고 있다.

 

핵심 내용은 상황인식시스템, 항법, 피아식별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피복, 개인장구류, 사격지원을 위한 센서 및 레이저 등은 기술의 발전 및 군의 요구에 따라 점진적으로 혁신품목을 개발 중이다.

 

프랑스군은 단순한 미래 개인전투체계가 아닌 미래 항공·지상 네트워크 중심체계의 일환으로 ‘FELIN’이라는 개인전투체계를 개발했다. FELIN체계는 기동성과 생존성 향상, 경량화 및 방탄 분야에 중점을 뒀다.
개량된 FAMAS 소총과 전자장비 및 방탄복 등으로 이루어진 개인군장, 야시장비와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헬멧으로 구성된다.

 

독일군은 ‘IdZ’(Infanterist der Zukunft)라는 미래 보병시스템을 개발했다. IdZ의 핵심구성품은 헤드셋, 코어 컴퓨터, 전원, 항법장치(GPS 및 관성), 헬멧 전시적외선 모듈의 야간투시경, 전시기를 갖춘 제어유닛, UHF 무전기, 디지털 나침반 등이다.

 

‘FIST’(Future Integrate Soldier Technology)로 이름 붙여진 영국군 개인전투체계는 네트워크 중심 전투능력을 부여받은 육상 장비들과 보병의 통합작전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FIST의 개발목표는 모든 장비, 총기 그리고
통신기를 모듈식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11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워리어플랫폼 국회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해 공개한 차세대 개인전투체계(워리어플랫폼)의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국 육군의 개인전투체계는 ‘워리어 플랫폼’으로 불린다. 워리어 플랫폼을 착용한 전투원은 고위력·초정밀·전천후 미사일, 전략기동군단, 특수임무여단, 드론봇 전투체계와 함께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꿔 놓을 육군의 5대
게임체인저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워리어 플랫폼 사업은 크게 3단계로 추진 중이다. 1단계는 현재 사용하는 피복, 장구, 장비의 품질·성능을 개선하고 신규 전투 장비 보급 인원을 2024년까지 14만명으로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2단계는 ‘개인전투능력 확대’다. 2025년 이후의 기술 발전 추세를 고려해 품질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무기체계 구성품과 통합작업이 이뤄진다. 마지막 3단계는 2030년 이후 각개 전투원을 하나의 첨단무기체계로 만드는
일체형 개인전투체계 완성이 목표다.

 

육군본부 황유성 군수참모부장은 “육군의 핵심은 전투원, 즉 사람”이라며 “전투원의 생존성과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워리어 플랫폼은 장병들에게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과 미래전의 승리를 이끌 수 있는실질적인 능력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군 보병 장비는 반세기 넘도록 진화가 거의 없었다. 그러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한국군 ‘워리어 플랫폼’에 필적하는 신형 장비를 갖춘 병사들 모습을 공개했다.
보병 장비 개선의 필요성을 뒤늦게 인식한 것으로 평가됐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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